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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반개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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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사도) (2005-04-14 21: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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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처럼 생겨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도 않는 깔끔한 모양이 일단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제가 쓰는 플라스틱 컬러(가위모양으로 된 철제는 못 써요)는 항상 파우치에서 엄청 큰 자리를 차지하고, 아주 자주 쓰이는 물건도 아닌데 그렇다고 또 안 가지고 다니면 갑자기 눈에 힘 줘야 할 때 난처해지게 되어서 미니 컬링 아이언 같은 요녀석을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제 속눈썹은 뭐, 거의 대다수의 극동인이 그렇듯 딱 새까만 직모입니다. 아주 굵지도, 아주 얇지도 않고요.. 그냥 보통이죠. 속 쌍거풀이라 컬러를 쓰지 않으면 윗속눈썹은 아래를 향하고, 눈 아래 살도 많아 밑속눈썹은 위를 향합니다..
.....oTL
이런 설움 때문에 항상 위, 아래 둘 다 꾹꾹 컬러로 눌러주는데요, 일반 래쉬 컬러의 생김새 상, 밑속눈썹을 집어주려면 꽤나 이상한 포즈로 꽤나 이상하게 컬러를 잡고 써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좀 더 우아한 모습으로 쓸 수는 없나 항상 고민하게 됩니다..
요녀석은 그냥 봉을 속눈썹에 대고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 하니 얼마나 우아~ 에레강또~한 모습입니까!!
정말 거짓말처럼 행복한 소식이었죠.
그런데 정말 거짓말이었음이 탄로나 버렸습니다ㅡ_ㅡ
일단 하라는대로 건전지를 몸통에 집어넣고, 스위치를 올리면 작은 불이 들어와 켜져있음을 알립니다. (음.. 좋아 좋아)
그리고 20초 정도(15초라고 하지만 정말 뜨거워지려면 좀 더 걸리는 듯) 있다가 브러쉬 부분을 마스카라 바르듯 속눈썹에 대고 천천히 밑쪽부터 바깥쪽으로 쓸면서 위에서 몇초간 들어줍니다.
여기서 문제점 1. 뜨거워지는 코일이 안쪽에 있다고는 하지만.. 바깥을 싸고있는 플라스틱 역시 꽤 뜨거워집니다. 눈꺼풀에 닿으면 "엥 뜨.." 정도는 돼요. 데일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뜨겁다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눈에 선뜻 갖다대기가 조금 무서워집니다.
하지만 그 정도야 예쁜 컬의 속눈썹과 우아한 메이크업을 위해서 감수한다고 칩시다.
그런데 문제점 2.
너무 오래 걸려요. 한번 쓸어주는 걸로는 끄떡도 없습니다. 한번 더 하고, 한번 더 하고, 구석도 놓친것 같아 이번엔 또 다른 각도로 또 하고, 다른쪽 구석도 또 하고...
다음 치명적인 문제점 3.
열심히 몇분간 씨름을 하고나서 보면, 속눈썹 중에 몇가닥은 꼭 고집을 부리고 안 움직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한 15% 정도라고 할까요. 보통 컬러를 쓰기 전에 이미 살짝 컬링이 된 것 처럼 올라간 녀석들은 컬러를 갖다 대고 올려주면 그대로 말리는데, 원래부터 밑으로 쭉 쳐져있었던 녀석들은 아무리 컬러를 갖다 대도 꿈쩍도 안합니다.
한 마디로 힘을 받지 못하니 아무리 열을 가해봤자라는 거죠.
머리에 컬링 아이언을 쓸 때도 단지 아이언을 갖다 대기만 하면 열만 가해 머리카락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일 뿐 모양은 잡히지 않기 때문에 집게 모양으로 만들어 집어 말아 그 생김새대로 머리카락이 말리도록 하는 것과 같은 이치 같습니다.
아무리 대고 위로 눌러봤자(너무 꽉 누르면 뜨거운 부분이 눈꺼풀에 닿아 오래 대고 있지도 못합니다) 전혀 말리는 기색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말린 부분도, 일반 래쉬 컬러로 집은 인형같이 바짝 올라간 컬과는 거리가 영~~~ 먼 자연스런 속눈썹입니다.
열심히 몇분간 대체 이거야 원.. 뭘 한건지 만건지.
아랫속눈썹 얘기를 하자면 아주 약간 얘기가 다릅니다.
중력의 덕을 봐서인지, 아랫속눈썹은 더 얇아서인지는 몰라도 훨씬 잘 말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두세번 대어주면 확실히 다들 밑으로 내려갑니다.
무엇보다 확실히 편합니다. 이상한 포즈로 컬러를 거꾸로 집는 대신 우아하게 봉 하나만 스슥 대고 기다리면 되니까요. (설명에는 1-2초만 대고있으면 된다지만 실은 5초 정도 세면서 밑으로 눌러줘야 말립니다) 아아 에레강또~~
그런데 문제점이 있습니다. 좀 치명적이예요.
절대로 일반 래쉬 컬러로 집은 정도의 쫙 내려간 속눈썹은 안 만들어 집니다. 그냥 저냥 자연스러운 정도.. 그것도 거의 3~4분간 열심히 (우아하게) 눌러주고 난 뒤에야 그렇습니다.
들인 공에 비해 돌아오는 상이 너무 미미합니다. 한마디로 화딱지 나죠. 누가 빨리 화장하고 준비하고 밥 먹고 나가야 되는데 윗,아랫속눈썹 컬링 하느라 총합 7분 정도를 거울 앞에서 우아~~하게 기다리고 앉아있겠습니까?
결국 그냥 일반 컬러로 이상한 포즈로 1-2분 안에 후딱 말아버리고 맙니다. 훨씬 더 속 시원하고 컬링도 확실합니다. 바짝 올라가 눈꺼풀을 당당하게 덮는 속눈썹, 바짝 내려가 눈이 훨씬 더 커보이는 아랫속눈썹은 이 우아한 막대기로는 10분을 투자해도 못 만들어요.
리턴하러 갔더니 딱 알아보면서 이거 제일 리턴하러 많이 온다고, 완전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더군요. (어쩐지 살 때 잘 안되면 바꾸면 된다고 다짐 주더라니..ㅡㅡ;)
이미 약간 컬이 있는 서양 사람들에겐 더 잘 되는걸까 생각했는데, 역시 그들도 요런 미미하고 자연스런 컬보다는 더더욱 바짝 올라간 컬에 열을 올리고 있는거겠죠.
이래저래 아주 효과가 전연 없는 건 아니고, 만약 경제적인 여유만 있다면 가지고 다니면서 아랫속눈썹에 쓸것 같아서 일단 별 반개 줍니다. 하지만 지금 제겐 그것도 아까워서 그냥 원래 쓰던 큰 플라스틱 컬러 안 우아하게 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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