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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딥클린징용 샴푸

 

  guest(소금인형)   (2005-01-07 10:47:30)

I should Coco 비누의 성분표에서 코코넛추출물이 세제보다 앞에 있듯이, 이 샴푸의 성분표에는 Irish stout, 즉 흑맥주가 세제성분보다 앞에 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에센셜 오일이 들어있고, 특이한점은 '꼬냑오일'도 들어있다는 거죠. 한마디로 '술샴푸'입니다. ㅋㅋ 이점때문에 호기심에 작은 병을 구입했다가, 이미 가지고 있는 샴푸들만 해도 처치곤란이라서 한국에서 가져온 오리진스 샴푸를 다 쓸때까지 처박아 두었다가 이제와서야 써보고 후기를 씁니다. ㅎㅎ

러쉬타임즈에서는 이 샴푸를 설명할 때 한 고객이 그려서 보냈다는 탐스러운 갈색 웨이브모발을 가진 인어(?) 그림이 항상 등장합니다. 그래서 소위말하는 '볼륨샴푸' 컨셉인줄 알았는데('술샴푸'라는 것에 반해서 정작 제품컨셉도 기억못하다니!!!! ㅋㅋ), 러쉬타임즈를 자세히 읽어보니 오히려 웨이브모발을 차분하게 다스려 준다는 defrizz 컨셉이네요. 컨셉 자체만으로는 엉킴을 방지하고 모발을 다루기 쉽게 만들어주는 것을 표방하는 오리진스의 knot free 샴푸와 비슷합니다. 15000원을 넘어가는 이 비싼 샴푸도 써봤는데, 모발이 '엉킬까봐' 걱정하는 일이 별로 없는 저에게는 단지 맛난향 나는 샴푸일 뿐이었죠 +_+

실제 사용감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차라리 러쉬의 이 제품은 처음에 제가 오해했던 '볼륨샴푸'라고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을정도로요.

일단 상당히 크리미~한 오리진스 낫프리샴푸와 정반대로, 엄청나게 묽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샴푸를 사용하는 양만큼 썼다가는, 거품도 안날뿐 아니라, 물을 좀 더해주려고 하면 다 희석돼서 없어져 버립니다. -_-;; 일반적인 양으로 써서는 절대로 두상을 커버할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헤프게 쓰게 되지요.
그리고, 세정력이 강합니다. 헹굴때 뻑뻑한 느낌이 들어요. 전에 어떤분이 러쉬의 리퀴드샴푸도 솔리드샴푸처럼 염색/코팅/헤어매니큐어를 벗겨낼 위험이 있냐고 질문하신 것 같은데, 분명히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겠습니다. -_-;;
저는 하루만 머리 안감으면 불안한 지성두피에 컨디셔너 조금만 잘못쓰면 보기 민망하게 가라앉아 버리는 매우 가는모발이라서 이런 샴푸도 쓸만합니다. 현재 단발이라서 모발관리 걱정도 긴머리 분들보다 덜하구요. 하지만 팬틴이나 아쿠에어같은 모이스춰~성분이 퍽퍽 들어간 샴푸를 선호하시는 분들은 손대지 마시고 원래 쓰시던 샴푸 쓰십시오. ㅋㅋ

그대신 세정력이 어느정도 되다보니까, 하루정도 샴푸를 걸러도 개운한 느낌이 오래가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세정력이 지나치게 강한 샴푸나 비듬관리 샴푸류를 썼을때처럼 말리고 나서 뻣뻣해 보이는것도 아니구요.
3일째 쓰는 지금은 좀 불안해서 모발 끝부분에만 리브인 컨디셔너를 발라줬습니다.
다만 calm down 컨셉의 이 샴푸가 이정도로 건조하다면, 아예 지성용을 표방하는 antiphiltron과 washday greens는 도대체 어느정도일지 겁이 나서 못 써보겠네요. ㅎㅎ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저같은 지성두피/가는모발에만 적절하구요, 다른분들은 가끔쓰는 딥클린징 샴푸로 구비해두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예 머리를 너무 뻣뻣하게 만들어버리지는 않으면서 뒷마무리가 개운한 편이니까요.
(사실 저는 러쉬의 솔리드샴푸들이 '비누에 가깝다/세정력이 너무 강하다/(심한경우)머리엉킨다'는 이곳 후기들이 잘 이해가 안갈정도거든요. 지성두피라서 어느정도 세정력이 되지 않으면 하루도 안가서 찝찝해지죠.)

사실 품질자체는 솔리드샴푸들과 별다른 차별성이 없고, 핵심은 '향'인 것 같습니다. '흑맥주 향'은 샴푸향으로서 결코 흔하지 않잖아요? 러쉬의 솔리드샴푸나 비누들의 향이 헹구자마자 없어지는 것과 달리, 이 향은 머리 말리고 나서도 바람불때마다 조금씩 날 정도로 오래가는 편이라서 정말 마음에 듭니다. ^-^

  거품목욕제로 전락한 비운의 샴푸

 

  guest(ahk78)   (2005-01-07 10:06:10)

이것은 제가 산 샴푸- 아베다 오리진스등등- 통틀어 제일 비싼 가격대이면서 제일 안맞았던 극악의 제품입니다.

전 지성두피에 머리카락은 염색으로 좀 건조한 편입니다.
향도 좋고 꼬냑이니 흑맥주니 술이 들어갔다는 것에 또 혹해 선물로 조른 것이죠.
뭐 이리 비싼 샴푸를 써 하고 핀잔 들어가며 집에 들고 왔건만.;
머리카락은 린스안해도 괜찮게 헹궈지는데 기름이 잘 끼고 무엇보다 느무느무 가려워집니다.
아베다 샴푸도 머리카락엔 좋지만 두피엔 안맞아서 빨리 가려워진다는 느낌이 있긴 했는데 이건 그 수준이 아니고 뭔가 저랑 안맞는 성분이 있거나 제조나 유통과정의 위생을 의심하게끔 가려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샴푸로 안맞는다 싶어서 바디클렌저로도 써봤거든요. 몸피부에도 같은 가려움이 나타나니 의심될밖에요.

그래서 러쉬 매장가서 교환할 요량으로 가방에 들고 다녔으나 계속 매장쪽으로 갈 기회를 놓쳐 처치곤란으로 집에서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이놈을 거품목욕제로 써볼 생각이 나더라구요.
욕조에다 죽쭉 짜넣고 물을 채우니 거품은 버블바만큼이나 잘 납니다. 보다 가벼운 거품이 누르면 눌린 모양 그대로 있는....^^
제가 많이 넣어서인지 거품도 제법 오래가고 물도 매끄럽습니다.
무엇보다 그 보리향 같은 향이 쫙 퍼지니 기분이 좋더군요.
맥주거품속에서 노는듯한 묘한 기분도 있고.
하고 나와서 다른 쓰던 샴푸로 머리감고 바디클렌저로 꼼꼼히 꼼꼼히 씻었죠.
그래도 두려워했던 가려움은 나중에 허벅지나 배의 약한 부분에서 조금 나타나긴 했지만 전같진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이제사 이놈을 제대로 써줄 용도를 알아냈는데 병을 보니 한번 더 할 양밖에 남아있지 않더라는.ㅠㅠ

독특한 향으로 입욕을 즐겁게 해주었지만 리퀴드 샴푸코너에 있는 이놈을 거품목욕제로서 다시 살 의사는 없습니다.
저한텐 향밖에 건질게 없었던 제품이니까요.
원인을 알수 없는 가려움의 안좋은 추억이라고나.;
별을 몇등분으로 쪼개줘야 하나 고민하다가 새해도 되고 했으니까 기분으로 하나 그냥 주죠.--;
살때 찍어두었던 제비꽃향 나는 리퀴드 샴푸도 향이 넘 좋았지만 마음을 접어야겠습니다.ㅠㅠ
이제 러쉬에서 리퀴드쪽은 안쳐다볼거에요. 뭔가 찝집해....
샴푸 가문의 이름을 달고 우리집에 비싸게 시집 와서는
거품목욕제로 생을 마치게 된 러쉬의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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