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콧망울 옆 쪽 삼각형으로 퍼진 모공 부위에 면포?
빨갛지는 않고 작고 오돌도돌한 것들이 솟아오르고 있어요.
건성에 가까운 중성으로 여드름으로 고생한 적은 없는 피부인데, 오히려 맨얼굴일 땐 별 티가 안나는데 화장하면 프라이머를 써서 나름 정성을 기울이는데도 우툴두툴하게 드러나는 게 참 보기 싫네요. 속상합니다.
검색해보니 각질 제거에 신경쓰라는 답변들이 계시던데..스크럽은 꼬박꼬박 잘 해주는 편입니다. 클렌징도 아침엔 폼 클렌저로, 화장지울 때는 오일 클렌저로(dhc. 몇 통째 쓰고 있는데 이전엔 전혀 트러블 없었습니다) 꼼꼼히 하고 있구요.
피부화장은 썬블록(이니스프리)->모공 파우더(가네보)->입 주변에 컨실러 부분 사용->가루 파우더(케파) 이렇게 끝. 제가 생각하기에는 간단히 하거든요. 파데는 원래 사용하지 않았고..
요즘 특별히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고, 잠도 잘 자고 운동도 해서 오히려 전체적인 피부결은 매끈해진 느낌인데, 모공 부위가 속을 썩이네요. 이유가 뭔지..
저처럼 언제나 이런 저런 트러블을 보이는 피부는 새로운 트러블이 나타날때 "흠..또 시작이군..어디..클렌저를 함 바꿔볼까? 잠시 이 에센스를 좀 생략해봐야겟군..로션을 라이트하게 바꿔보는게 좋겠군" 등 이런 저런 대책을 세웁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피부엔 문제라곤 모르고 살았는데"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트러블이 나타났을때의 반응은 '각질제거 잘 하고 있고 클렌징도 잘 하고 있고..이 정도 하면 잘 하는거 아냐? 지금까지 아무일 없었는데 왜 갑자기? 도대체 왜?" 라며 어디다 그 원망의 화살을 돌려야할 지를 못찾고 당황하시는 케이스가 많은듯 합니다.
일단 "난 스킨케어는 잘 하고 있어!" 라는 자신감을 버리세요. 계절은 바뀌고 피부활동도 바뀝니다. 나이는 계속 먹어가고 있구요. 지금까지 스킨케어로 피부가 문제없이 잘 버텨준건 다행이고 고마워해야할 일이지만 그 방법이 아무 문제를 일으킬 리 없는 완벽한 케어라고 단정짓지는 마세요.
스크럽은 각질케어에서 가장 표면적인 관리입니다. 한마디로 구멍이 숭숭 난 아스팔트위에 낙엽이 쌓여있고 그걸 청소아저씨가 플라스틱 마녀 빗자루로 슥슥 쓸어나가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다 쓸었다고 사라진 후에도 낙엽이 완벽하게 다 사라지진 않았겠죠? 여기 저기 그 잔재는 남아있을겁니다. 그리고 구멍이 난 사이에는 비를 맞아 축축하게 젖은 낙엽이 구멍을 매꾸고 있을거고 각종 흙, 먼지등이 쌓여있을수도 있겠죠. 좀 더 확실하게 구석구석 청소하기 위해서라면 강력한 압력의 물청소를 하거나 바람을 내는 청소기가 동원되어야겠죠? 피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질제거제의 종류도 다양하고 그 강도도 천차만별입니다. 대부분 스크럽은 콘 플레이크처럼 일어난 가장 윗층의 각질 (각질은 비늘이 여러겹 쌓여있는 형태죠) 정도를 정돈하여 일시적으로 피부가 매끈하게 해주는 역할입니다. 모공안쪽에 쌓여가는 피지와 그 아래쪽의 각질까지 관리하기엔 한계가 있죠.
오일 클렌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지금 날씨를 생각해보세요. 에어컨을 잠시만 꺼도 땀과 피지가 비실비실 나올려고 하지요. 그런데 이 상태에서 각질이 모공입구를 막고 있고 (각화주기는 작년과 올해 또 틀립니다) 피지는 아래에서 용트림을 하고 있는데 오일클렌징을 한 후의 1% 라도 남은 잔여물은 블랙헤드 생성에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거구요. 오일클렌저를 사용하면서 아무 문제가 없다면 딴지를 걸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면포생성이 피부문제가 될때는 한번 뒤돌아봐야합니다. 옛날엔 문제 없었는데? 그건 옛날이지 지금이 아니니까요.
선블럭을 좀 더 라이트하게 바꾸거나 모공파우더를 생략하거나..변화를 주세요. 계절이 바뀌면 옷이 바뀌어야겠죠. 땀띠가 나는 데 "제가 케시미어 스웨터 한장만 입거든요. 정말 단순하게 입고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는데 왜그럴까요?" 하시진 않겠죠? 화장품 자체가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피부의 변화에 맞춰서 화장품을 적절하게 바꿔나가지 않았던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표면각질이 아니라 모공속에 쌓인 각질과 피지가 원인이 되어 문제가 나타나는 거라면 토너에 AHA 나 BHA 기능이 있는 것을 사용한다거나 클렌저나 팩을 효소제품을 사용하여 좀 더 모공쪽에 신경을 써주세요. 모공파우더는 모공의 문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시각적인 면에서 "문제가 없어보이도록" 해주는 제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