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핑크 베이지

  guest(kubrick)   (2006-06-25 21:53:42)

지난 달 allure 미국판(에바 롱고리아 표지)에서 editor's chice로 나와서 눈여겨 봐뒀다가 얼른 구입한 제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yves saint laurent 매장은 별로 없더군요... 서울역에 있는 갤러리아 콩코스 점에서 구입습니다. 색의 종류가 5가지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엔 3번까지 들어온 것 같더군요. 저는 3번을 구입했습니다. 굳이 이 제품을 산 이유는, '매트함'과 '윤기' 즉 펄파우더가 들어있다는 뉘앙스 때문이었어요. 대개 보면 일반 파우더의 매트함과 펄파우더의 윤기는 상극이죠. 매트한 파우더일 수록 건조하고 답답해보이며, 펄파우더는 얼굴에 윤기를 주는 대신에 기름기를 전혀 잡아주지 못하죠. 그런데 매트함과 윤기가 같이 있다...두 가지 토끼를 잡았다는 의미의 이름이어서 흥미가 있더라구요. 저같은 경우, 파우더를 얼굴 전체에 쓰지 않거든요. 다크서클이 심한 눈주위를 화운데이션, 컨실러로 열심히 커버한 뒤에, 표정주름을 따라 컨실러가 뭉치지 않도록 파우더로 눌러줍니다. 건성피부인지라 얼굴 전체에 파우더를 쓰면 상당히 주름지고 나이들어 보여서, 오히려 맥 스트롭 크림을 항상 발라줄 정도로 '윤기'에 집착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눈가에만 파우더를 쓰게 되어 얼굴 전체에는 윤기가 흐르는데 눈가만 매트해보이는, 웃기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요. 그렇다고 눈가에 윤기를 주기 위해서 펄파우더를 쓴다면, 컨실러의 유분기를 펄파우더가 전혀 잡아주지 못해 컨실러가 뭉치기 일쑤더라구요. 그래서 실상 매트하나 겉으로는 매트해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윤기가 감도는 파우더가 없을까...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이 제품을 만나기 전에는 없었어요. 그나마 매트하고 윤기는 없지만 매트한 티가 많이 나지 않는 laura mercier loose powder에 만족했었죠. 음...근데 이 제품은 그럭저럭 제 구실을 하네요. 사실 처음에 눈가를 톡톡 눌러줬을 때는, '에 뭐야. 전혀 펄감이 없잖아.' 라고 실망했습니다. 제품을 들여다보아도 그렇고 이걸 바른 얼굴도 그렇고, 펄입자는 물론이고 펄의 느낌이 없습니다. 그런데 몇번 발라보니 알겠더라구요. 보통 다른 파우더들은 하이라이터를 바른 뒤에 바르면, 하이라이터의 은근한 윤기를 다 죽여놓죠. 그런데 이 파우더는 그 은근한 윤기가, 바르기 전보다는 살짝 죽긴 하지만 은은하게 살아남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제 경우엔 눈가에만 눌러주는 용도로 쓰는데도, 파우더를 한 눈가와 하지 않는 나머지 피부 사이에 괴리감이 크지 않아 좋네요. 그러면서도 필요한 만큼의 매트함은 유지합니다. 심하게 웃은 뒤에도 컨실러가 갈라지는 현상은 없어요. 파우더가 그만큼 컨실러를 잘 잡아주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단, 제 피부가 건성이라는 걸 감안해주셔야할 것 같네요. 요즘 날씨가 더워져서 콧등에도 눌러주는데 크게 번들거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성이신 분의 T존에는 부족한 매트함일 거라고 추측됩니다. 그래서 피지선이 덜 발달한 눈가용의 파우더로 적절한 것 같습니다. 파우더도 파우더스럽지 않게 진화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라 좋네요. 여태까지 써본 파우더 중 가장 '매트함'과 '윤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적인 파우더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 욕심이 끝이 없어, 앞으로 점점 더 파우더 바른 티는 안 나되 기름기는 잡아주는 더 좋은 파우더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에 별 반 개는 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