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입술에 뭐 발랐나요?

  cocoloco   (2003-02-24 00:00:00)

캘빈 클라인은 정말 광택있는 제품을 싫어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제품은 그야말로 틴트. 손가락에 찍어서 입술에 톡톡 두드려주면 정말 입술에 살짝 물이든것같은 (즉 베네틴드를 쬐금 바른것같은)그런 질감이 됩니다. 광택은 없고, 뭔가 먹다가 닦아냈는데도 입술에 곱고 연하게 물이 든것같은 딱 그런 느낌이죠. 아주아주 얇게 발리고 약간은 파우더리하면서 입술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기대문에 입술에 뭘 발랐다는것도 잘 느끼지 못할 정도예요. (바른 후에 손가락으로 입술을 문지르니 색이 묻어나는것이 아니라 때같은게 밀리네요. ^^;;) 이렇게 밀착력이 좋다보니 색이 지워질때도 눈에 뜨이게 없어지는것이 아니라 서서히 물든것이 빠져나가는것같이 엷어집니다. 정말 베네틴트같아요. 고형의 베네틴드. 손가락으로 발랐을때는 말 그대로 "틴트"정도의 색상을 내는데 그칩니다만, 브러쉬로 바르면 좀 더 진하게 색상을 표현할수 있어요. 제가 시도해봤지만 광고 비주얼의 모델이 바른것과 같은 짙은 색을 내기는 어려웠습니다. 제가 이 제품을 사용하는데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은 바로 색상입니다. 저는 이 제품을 샘플로 받은것이라서 색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데요, 그게 바로 모델이 바른것과 동일한 Concord라는 색이었던거죠. 안그래도 제 입술을 검붉은 색인데 색상이 완전히 나타나는게 아니라 이렇게 물들인것같은 표현을 하는 제품이 시커머죽죽한 색이니... 밑화장을 하지 않고 이 제품을 발랐다 하면 제 본래의 입술이 이렇게 시커먼것처럼 보이면서 저승사자처럼 음산해보입니다. -_-;; 하지만 이런 단점은 장점도 될수 있어요. 즉, 발랐을때 뭘 바른게 아니라 본래의 입술색인것처럼 매우 자연스럽다는 것이죠. (색상이 어울리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만일에 제가 좀 더 화사한 rose ash나 russet등을 발랐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거예요. 다음번에 매장에 들르게되면 발라보고 싶어요. 이 제품을 바르고서 건조한 날씨에 입술이 트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입술이 건조하게 느껴지진 않더군요. 매트한 겉보기와는 달라서 조금 놀랐습니다. 촉촉하고 글로시한 룩을 원하는 분은 필히 립글로스를 덧발라야 합니다. 색상이 마음에 안들어서 후한 점수를 주진 못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