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관리에서 정확한 클렌저의 선택과 클렌징법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피부 트러블이 잘못된 세안법에서 오는 경우가 많고, 이것만 바로잡아도 웬만한 트러블의 50%는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가 이렇게 물었다. “콩기름으로 세안하면 정말 좋아요?” 모 연예인이 효과를 봤다고 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고, 인기리에 방영된 일일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이 언급해 아예 붐이 됐다. 최근 들어서는 천연화장품, 내추럴 미용법의 한 방법으로 소개될 정도다.
과연 콩기름으로 세안하면 피부에 좋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콩기름 세안법은 그 효과가 과장된 미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미용 효과는 둘째치고 클렌저 자체로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지성·여드름 피부에 콩기름으로 세안하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다. 천연오일이니 모공을 막지 않을 거라고 기대한다면 천만의 말씀! 실제로 콩기름·식용유로 세안한 뒤 뾰루지를 호소한 사람이 꽤 많은 게 현실이다.
오히려 피부에 자극적일 수 있다. 수용성이 아닌 천연오일은 기름의 느낌이 강하고 쉽게 물에 씻겨나가지 않는다. ‘천연미용법’을 보면 티슈로 오일을 제거한 뒤 곡물 세안하기를 권하는데, 클렌징 과정에서 기름기를 닦기 위해 피부에 티슈를 문지르는 건 불필요한 자극이 된다. 차라리 그냥 물로 씻어낼 수 있는 클렌징 오일이나 클렌징 밀크가 훨씬 낫다.
곡물세안도 마찬가지다. 천연미용법을 따라했다가 피부 자극을 호소하는 첫 번째 경우가 바로 곡물세안이다. 곡물입자는 물론 곡물 안의 성분(팥의 사포닌 등)이 붉은 반점과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셋째, 콩기름은 불필요한 이중세안을 부른다. 피부에서 오일을 제거하기 위해 곡물세안이나 클렌저를 2회 이상 사용하는데 오일을 바르고 강한 세정성분의 세안제나 피지 제거력이 높은 곡물세안제를 사용하는 건 모순이다. 특히 이중세안은 노화·건성·민감 피부에 안 좋다.
그래도 오일로 세안을 하고 싶다면 중성에서 중건성 피부타입을 지닌 경우가 적당하다. 여드름이 있는 피부에는 안된다. 그렇다 해도 오일은 가벼운 타입을 골라야 한다. 식용유는 최악의 선택이다.
세안제로 피부에 무엇인가를 공급하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세안제를 선택할 때는 피부에 과잉의 피지를 앗아가지 않고, 세안 후의 잔여물을 남기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자극으로 피부의 각질과 더러움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