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크림의 사용기를 읽으면 “상쾌한 느낌” “단숨에 쏙 스며드는 산뜻함” “시원한 쿨링감” 등의 표현을 종종 보게 됩니다. 어느덧 수분크림은 유분이 많은 영양크림(?) 과 비교해 수분만이 가득차 있어 산뜻한 제품이란 고정관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어떤 수분크림에 대한 사용기를 읽으면 “수분크림인데도 유분감이 느껴져요” “바로 싹 스미는 느낌이 없어요” 라는 불만이 나타나기도 하구요.
하지만 한번도 의아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으신가요? 아무리 수분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차가운 느낌” “산뜻한 느낌” 이어야만 할까요? 간단히 실험을 해도 알 수 있습니다. 컵에 물을 따라 넣은 후 실온에서 그대로 두는 경우 한 겨울이 아닌이상 물은 금방 미지근한 온도로 변합니다. 그런데 몇 달동안이나 크림통에 담겨져있는 수분크림이 바를때마다 산뜻하고 차가운 쿨링감을 줄 수 있는 이유가 뭘까요?
수분크림, 지성 & 여드름용 토너, 자외선 차단제...이렇게 우리들이 흔히 접하는 화장품에 알게 모르게 들어가는 공통성분이 있습니다. 바로 알.코.올. 성분표를 보면 Alcohol 혹은 SD Alcohol 40 등으로 표현이 되 있습니다. (유화제 목적으로 사용하는 cetyl alcohol 이나 stearyl alcohol 과는 다릅니다. 혼동하지 마시길 ^^*)
알코올은 적은 양이 들어가는 경우는 피부에 그리 큰 자극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함량이 많아질수록 피부건조와 따가움등이 나타납니다. 대표적인것이 바로 남성피부용 애프터쉐이브 로션이죠. 면도후 피부 소독효과를 주고 피지분비가 많은 남성들은 최대한 산뜻한 사용감을 선호하기 때문에 알코올이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 그래서 주위에 예민한 피부를 가진 남성분들가운데 애프터 쉐이브 로션사용 후 피부에 버짐이 일어나거나 자극을 받아 베이비로션을 대신 바르시는 분들을 많이 보셨을거예요.
화장품에서 알코올은 살균, 피지제거외에도 에멀전의 끈적임 감소, 흡수 (aha/bha 등이 더욱 쉽게 침투할 수있도록) 를 돕는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여성용 화장품에는 어느정도 유분이 들어가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자외선 차단제입니다. 몇 년전만하더라도 그 무거운 사용감으로 인해 여성들이 매일 사용하는 것을 기피하기도 하였구요.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사용감이 매우 가벼워지고 산뜻해졌는데 그 공신중 하나가 바로 알코올입니다.
알코올은 휘발성이 강해 피부에 닿는 순간 시원한 느낌을 주어 유분으로 인한 답답한 느낌을 한결 완화시켜줍니다. 수분크림을 사용할때마다 마치 차가운 물이 닿는 듯한 상쾌한 느낌을 주는 비밀이기도 하구요.
우리나라 여성들은 지성피부라도 심지어는 여드름피부라도 크림은 반드시 발라야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화장품 회사에서는 “크림” 이란 제형의 보습제를 만들되 최대한 흡수력과 산뜻함이 강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게 하기 위하여 알코올을 함유시키는 것이지요.
하지만 정작 보습이 절실히 필요한 예민/건성 분들에게는 “바를때만 촉촉하는듯 하다가 돌아서면 피부가 건조해진다” “나는 수분크림만 바르면 피부가 빨개지고 따갑다” 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얻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수분크림의 부족한 보습력에 불만을 가진 분이나 유난히 수분크림에 자극을 느끼는 분이시라면 이 수분크림에 알코올이 함유되었나 성분표를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에 수분을 넣기위해 수분크림을 발랐는데 오히려 피부의 수분이 알코올과 함께 증발되길 원하시는 분은 아무도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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