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 년 처음 사이트를 오픈하고 화장품에 대한 상담을 시작했을 때 화장품에 대한 트러블을 얘기할 때 많은 여성들이 “화장독’ 이란 표현을 사용하였다. 그 당시에는 피부연고에조차 피부증상에 화장독이라고 박스의 겉면에 적어놓은 시절이었으니 트러블 = 독 으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건 당연했다.

나는 이 표현을 끔찍하게 싫어한다. 모든 화장품이 모든 피부에 다 맞을 순 없다. 99% 의 피부에 항염, 진정성분으로 작용하는 식물성분인 아쥴렌이 소수의 여성들에게는 두드러기 같은 피부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트러블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알려진 라놀린 오일이 들어간 크림을 최고의 모이스처라이저라고 목욕하듯 온 얼굴과 몸에 듬뿍듬뿍 바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품으로 인한 트러블은 상당히 개인적인 차이점이 있고 이것을 마치 화장품 자체가 원인인 뉘앙스를 주는 독이란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행히 지금은 예전처럼 독이란 표현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화장품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 혹은 간단히 화장품 트러블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들어 다시 심심치 않게 이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유해한 화학 화장품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파들의 주장에 의하면 화장품을 사용하면 독이 쌓이고 노화가 진행되고 피부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 화장품 사용을 줄여야하고 이때 천연화장품을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피부의 트러블은 “해독작용” 이 진행됨에 따라 나타나는 “명현반응” 이라고 말한다. 

이런 일련의 주장들을 듣고 있노라면 “정말 장희빈 사약들이키는 소리 하고있군” 이란 말이 목끝까지 올라온다.

물론 화장품에 의해 일어나는 피부의 자극이 피부내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 하지만 소위 그들이 주장하는 “명현반응’ 이라는 것이 그 트러블의 영역을 비껴나간다고 생각하면 크나큰 착각이다.  명현반응은 식물성분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을 웰빙과 천연으로 포장한 또다른 이름일 뿐이다.  천연성분의 제품을 발라 피부가 가렵고 따갑고 발진이 일어날 때 피부는 어떠한 화학성분으로 자극을 받는 것 못지 않은 손상을 입는다.

그리고 피부의 노화를 불러일으키는 진정한 독 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천연 햇빛’ 을 받으면 신체내에서 독 (활성산소) 가 생겨 신체 세포를 파괴하고 콜라겐은 잘게잘게 잘린 게맛살처럼 되고, 엘레스틴은 책상에서 3년은 구른듯한 빳빳한 고무줄로 변한다.

이게 독이 아니면 뭐가 독인가?  이걸 막기위해서 우리는 항산화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바르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비타민 D 합성한다고 얼굴 창가에 들이밀고 살고 천연식물을 이용한 팩만 하고 살겠다면 내버려두겠다.

하지만 나는 얼굴에 독을 바르고 살거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예뻐질것이다.